안녕하세요, 21살 대학생 여자입니다.본론부터 말하면 제가 너무 곱게 자라서 사회성과 생활지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저를 좀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우셨는데(집안일 안 시키심, 학원같은거 다 알아보고 등록하신 다음 매일 차로 데려다주고 데리러오심), 제가 고1 때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서 죽겠다고 난리친 이후로는 그 정도가 심해져서 거의 모든 걸 부모님께서 해주시고 제가 안 좋은 행동을 해도 거의 다 받아주셨어요. 매일 핸드폰만 보고 학교, 학원 못 가겠다고 해도 별말씀 안하시고,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보내고 대학 원서를 쓸 때도 저는 아무것도 안하고 부모님께서 다 해주셨어요.정말 부끄럽지만 그때까지도 저는 저한테 그렇게 문제가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20살 성인이 되고 혼자 힘으로 해야 할 것들이 생기니까 제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첫 아르바이트 때도 어리버리해서 사장님과 동료 분들께 폐를 정말 많이 끼쳤고, 다같이 배달음식 먹으면 치우는 것, 뒤풀이 자리에서 고기 굽는 것 등등 너무나 당연한 일상적인 일들도 어려워했고, 친구들이 운전면허, 취업, 자격증 등등 성인이 할 만한 이야기를 할 때도 저는 멍하니 듣고만 있는 게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어요.그래도 제가 눈치를 좀 많이 보는 편이라 다들 뭔가 하고 있으면 옆에서 눈치껏 따라해서 지금까지 제 이런 한심한 모습을 안 들켰다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됐어요. 같이 알바하는 친구 한명이 처음부터 저보고 금수저 같다고 하더니, 저보고 곱게 큰 것 같다, 공주님같이 자란 것 같다 이런 식의 말을 종종 하더라고요. 이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면 제가 이렇게 한심한 인간인 걸 누구나 다 알지 않을까 싶어서 두려워졌고, 그래서 더 혼자서도 잘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세월이 20년이다 보니 잘 안 되더라고요.아무리 노력해도 제 정신과 생활지능은 우울증에 걸리기 전인 16살에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제가 뭘 어떻게 노력하면 좋을까요? 일단 사회 경험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부모님께 생활비 일절 안 받고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있고, 집안일도 많이 하려고 하고 있고, 대학교에서의 여러 가지 활동들도 직접 알아보고 신청하려고 하고 있고, 일상 속에서의 사소한 일들(ex. 배달음식 주문, 택시 호출 등)도 전부 직접 하며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이외에 제가 더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정말 간절하게 주변인들에게 민폐 안 끼치는 사람, 사회에서 1인분은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짧게라도 조언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정신 차리라고 따끔하게 욕하고 가셔도 좋아요.감사합니다.